제38회 서울시건축상 대상에 ‘클리오사옥’ 선정

에디터. 김현경  자료. 서울시

 

2020년 제38회 서울시건축상 대상에 ‘클리오 사옥’(설계 : 임재용, ㈜건축사사무소오씨에이)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올해 건축상 후보에 신축 85개, 리모델링 11개, 녹색건축 5개(중복 5개), 틈새건축 45개(중복 5개)로 총 101개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1차 서류심사에서 20작품을 선정하고 그 중 10작품에 대해 현장을 확인해 최종적으로 대상 1작품(일반건축), 최우수상 5작품(일반건축 2, 틈새건축 2, 녹색건축 1), 건축명장 1작품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제 38회 서울시건축상 대상에 선정된 ‘클리오’ 사옥 ⓒNamgoong Sun

 

대상을 받은 클리오 사옥(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66, 연면적 7089.26㎡)은 준공업지역으로 다양한 규모의 건축물들과 함께 상생과 거주, 상업공간이 혼성적으로 복합된 서울에서 가장 활력 있는 성수동에 위치한다. 이 사옥의 건축형태는 4개층 단위로 묶여 변위를 주며 수직으로 적층되어 남산의 산 조망, 서울숲의 파크뷰와 한강의 리버뷰가 가능한 성수동의 복합적 도시맥락을 함축하고 있다.

 

서울숲 바닥분수 너머로 클리오 사옥이 보인다. ⓒNamgoong Sun

 

이 건물은 테라피스TERRAFFICE 개념으로 명명된 4개층 단위의 큰 테라스와 각층마다 비치된 작은 테라스는 관찰자와 사용자의 시점으로 도시풍경을 만드는 전략이 흥미롭다. 매스의 완결성을 높여주기 위해 고안된 거대한 프레임이 다양한 뷰파인더로 작용하며, 사용자들에게 산, 강, 숲의 자연과 도시를 만나게 한다. 내부에서 이어지는 테라스와 복도공간은 오피스가 가져야 하는 융통성과 효율성을 넘어, 자연과 보이드void가 함께 교류하는 새로운 업무공간 유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역동적인 형태가 주는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배경화법적인 특성으로 인해, 도시의 일부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화장품의 베이스 컬러인 흰색에서 유추된 백색의 박판 세라믹 타일, 저철분의 유글라스와 로이복층유리, 리브글라스와 3~6층의 수직그릴 등 섬세한 재료가 이루는 절제된 건축물의 색조와 디테일의 힘이 이 배경화법에 녹아 있어 최고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클리오 사옥 ⓒNamgoong Sun
클리오 사옥 ⓒNamgoong Sun
클리오 사옥 ⓒNamgoong Sun

 

최우수상

 

최우수상은 총 5점으로 송파 책박물관과 이대서울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중림창고, 통의동 브릭웰BRICKWELL, 공항고등학교가 선정되었다.

송파 책박물관(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37길 77)은 주변 아파트 단지와 학교, 공원과 더불어 하나 된 도시풍경으로 세대 간, 가족 간, 지역 공동체 간의 소통을 강조한 건물이다.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매스에 책장의 책을 패턴화한 버티컬 루버가 시간과 위치에 따라 주․야경 다양한 모습의 외부 입면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히 1층과 2층 동선을 연결하는 쉼터와 이벤트를 볼 수 있는 객석형 중앙계단 공간은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며 전체 공간의 중심이 되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하며 책을 매개로 지역소통의 중심공간이 될 것으로 평가되었다.

 

송파 책박물관 <사진 제공 = 서울시>

 

이대서울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서울시 강서구 공항대로 260, 마곡동로2길 25)은 중앙의 호스피탈 스트리트를 중심 코리더로 종합병원과 의과대학을 상하로 자연스레 연결시키고 그 내부에 천창을 두어 자연광을 내리도록 하고 이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채플 등 시각적 초점이 되는 요소들을 집중하였다. 스트리트 내부의 섬세한 디자인은 물론 사각형태의 볼륨을 적절한 분절과 보이드로 소거하여 완성도를 높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매스 자체의 볼륨감을 덜어주기 위해 메탈 글라스 또는 스톤 메탈의 수직루버를 다양한 각도로 사용하여 시각적 접촉의 가벼움을 느끼도록 만들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대 울병원 및 의과대학 ⓒTaehwan Kim

 

중림창고(서울시 중구 서소문로6길 33)는 길고 얇은 틈새공간의 대지를 다양한 레벨의 공간과 공공의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킨 흥미로운 프로젝트 이다. 중림시장과 주변지역을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양한 동선의 브리지와 계단, 경사로를 프로그램 공간과 연결하여 구성하며 살아있는 골목길로 재탄생시킨 점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한 콘크리트 박스들의 연속이지만 매스가 여러 크기로 섬세하게 분절되고 따뜻한 목재가구와 내장 요소들이 삽입되면서, 자칫 지루해지는 성요셉아파트와 한국경제신문사 사이의 가로에 새로운 도시적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중림창고 ⓒKyung Roh

 

통의동 브릭웰BRICKWELL(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6길 18-8)은 대지 서측의 오래된 백송터 그루터기와 새로 심어진 나무 몇 그루가 남아 이 골목 새로운 건축의 출발점이 되었다. 건축가가 대지와 나무의 이야기를 건축으로 환원하고자 벽돌이라는 재료를 구축보다는 피복으로 엮어가며 입면과, 내부마감 그리고 전체 공간으로 확장하여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층의 큰키나무와 낮은 물의 정원, 필로티, 수직난간의 둥근 보이드 테라스 공간과 인왕산의 조망, 그리고 상부의 박공지붕 등이 도시의 작은 골목 속에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지역의 명소가 되고 있다.

 

통의동 브릭웰 ⓒKyungsub Shin

 

공항고등학교(서울시 강서구 방화대로34길 43)는 이동 동선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와 우연적이고 연속적 경험들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새로운 대안적 학교 공간을 제시하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부의 공중 가로와 복도, 계단 전체가 객석이 되고 건물은 스스로 ‘마을 같은 건축’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부정형의 대지 경계선을 따라 지역공동체와 협력적 관계가 가능한 마을 결합형 학교로 내부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몰(mall)형 복합공유공간이 제안되어 일반 학교건축의 획일성을 극복하고 있다. 예산 제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설계와 절제된 완성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압권이다.

 

공항고등학교 <사진 제공 = 서울시>

 

이 중 중림창고와 통의동 브릭웰(BRICKWELL)은 올해 신설된 ‘틈새건축(2020 서울건축문화제 주제)’ 부문에서, 공항고등학교는 ‘녹색건축’ 부문에서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은 수상작으로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우수상

 

우수상은 일반건축 11점, 틈새건축(주제부문) 3점으로 총 14점이 선정되었다.
일반건축 부문에는 역삼동 SAI.01, 국립항공박물관, 세곡 119안전센터, N781, 서울 바이오허브, 부암동 두집, 어나더 빌딩, 맥심 플랜트MAXIM PLANT), 노들섬, 카멜레존Chamele zone,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교육관이 선정됐다.
틈새건축 부문에서는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 담연재, 협소주택 세로로SERORO가 영예를 안았다.

 

부암동 두집 ⓒKyung Roh
카멜레존 ⓒChongmyeong Kang

 

건축명장


건축명장 부문은 시공이 우수한 건축물 1점에 대하여 시상하는 상으로, 역삼동 SAI.01이 선정되었다.
역삼동 SAI.01은 복잡하고 좁은 강남역 사거리 이면도로의 도시 공간 내에 단순한 매스로 장소성을 극대화한 도시풍경을 만들어 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건물내부 전반의 디테일이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고, 세 자매인 건축주는 자신들이 원하는 눈높이를 여느 시공사가 맞추지 못하자 건설회사를 직접 설립하여 섬세하게 전체 건물을 완성시켰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역삼동 SAI0.1 ⓒJaeyoun Kim

 

전문가 심사와는 별도로 시민투표로 선정하는 시민공감특별상에는 국립항공박물관(334표), 통의동 브릭웰BRICKWELL(267표), 노들섬(264표) 3작품이 각각 뽑혔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시건축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건축문화가 시민들의 일상과 감성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올해는 서울건축문화제 주제인 ‘틈새건축’ 부문의 신설로 도시 서울과 서울시민 삶의 모습을 담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건축문화를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2020 서울특별시 건축상’ 시상식은 오는 10월 16일(금) 개최 예정인 ‘2020 서울건축문화제’ 개막행사에서, 수상작 전시는 10월 16일(금)~10월 31일(토) 서울건축문화제 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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